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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산후조리원 방에 시누이가 먼저 들어와 있었다

새벽수유 · 5화

출산 직후 예약해 둔 프리미엄 산후조리원 방에 들어간 아내는 시누이가 먼저 누워 있는 장면을 본다. 방, 지원금, 카드 결제까지 빼앗긴 산모가 CCTV와 카드 내역으로 판을 뒤집는 5화 미니 완결.

# 1화. 내 방에 누가 있었다 --- 산후조리원 방 문을 열었을 때, 침대에는 시누이가 누워 있었다. 처음엔 내가 방을 잘못 찾은 줄 알았다. 분명 1207호였다. 계약서에도, 안내 문자에도, 병원에서 조리원으로 이동하기 전 받은 확인 전화에도 1207호라고 했다. 프리미엄 산모 회복실. 2주 420만 원. 내가 임신 7개월 때부터 예약해 둔 방이었다. 그런데 그 침대 위에서, 시누이 민아가 반쯤 누운 채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분홍색 로브를 입고, 조리원에서 제공하는 웰컴 과일을 포크로 찍어 먹으면서. "어?" 민아가 나를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언니 왔어?" 언니. 나는 막 출산한 지 사흘째였다. 배는 아직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묵직했고, 앉았다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숨이 찼다. 손목에는 병원 팔찌 자국이 남아 있었고, 머리는 제대로 빗지도 못했다. 그런데 그녀는 내 방 침대에서 웃고 있었다. 마치 손님을 맞는 사람처럼. 방 안은 완벽했다. 새 침구, 수유 쿠션, 꽃바구니, 산모식 안내표. 아기 침대에는 포근한 담요가 덮여 있었다. 내가 기대했던 모든 것이 그곳에 있었다. 다만 나만 없었다. "민아야." 내 목소리가 낯설게 갈라졌다. "여기 왜 있어?" "어머님이 여기 있으라던데?" 민아는 너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나 요즘 몸이 안 좋아서. 병원에서도 스트레스 받지 말랬거든. 언니는 어차피 친정 엄마 오신다며. 2인실 써도 되잖아." 순간 귀가 멍해졌다. 내 옆에 있던 남편 도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더 크게 들렸다. "도윤 씨." 내가 남편을 불렀다. 그는 눈을 피했다. "엄마가 잠깐만 그러자고 해서." "잠깐?" "너도 알잖아. 민아 예민한 거. 요즘 임신 준비 때문에 몸도 마음도 힘들고" "나는 방금 애 낳았어." 말이 끝나자마자 방 안 공기가 식었다. 민아가 인상을 찌푸렸다. "언니, 말이 좀 심하다. 나도 힘들다니까?" 나는 웃지 못했다. 힘들다. 그 단어가 이렇게 쉽게 쓰이는 줄 몰랐다. 내가 진통 18시간 끝에 아이를 낳는 동안, 시어머니는 밖에서 내 친정엄마에게 말했다. 요즘 애들은 엄살이 심해. 나는 그 말을 듣고도 참았다. 아이가 태어났으니까. 좋은 날이니까. 싸우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좋은 날은 늘 내가 참을 때만 좋은 날이었다. 나는 가방에서 예약 확인서를 꺼냈다. "이 방 계약자 한유정. 결제자 한유정. 산모 이름 한유정. 맞지?" 민아는 어깨를 으쓱했다. "가족끼리 뭘 그렇게 따져." 도윤이 작게 말했다. "유정아, 일단 앉아서 얘기하자." "어디 앉아?" 나는 방 안을 둘러보았다. 침대에는 민아가 누워 있었다. 수유 의자에는 그녀의 가방이 있었다. 협탁 위에는 그녀가 뜯어 먹은 과일 접시와 마사지 예약표가 있었다. 내가 산 방에, 내가 앉을 자리가 없었다. 그때 조리원 직원이 뒤늦게 복도에서 달려왔다. "산모님, 죄송합니다. 일단 다른 방으로 안내를" "다른 방요?" 나는 직원의 명찰을 보았다. "제 방에 다른 사람이 들어와 있는데, 제가 다른 방으로 가야 해요?" 직원은 대답하지 못했다. 그 침묵이 답이었다. 누군가 이미 말을 맞춰둔 것이다. 나는 복도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방 입구 위쪽에 CCTV가 있었다. 작은 검은 렌즈가 우리를 보고 있었다. 그 순간, 이상하게 마음이 가라앉았다. 화가 사라진 건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화가 나서, 감정이 뒤로 물러났다. 남은 건 확인할 것들뿐이었다. "직원분." "네, 산모님." "오늘 이 방에 누가 체크인했는지 기록 있죠?" 직원이 눈을 깜빡였다. "네?" "그리고 CCTV도 있죠. 제 이름으로 예약된 방에 산모가 아닌 사람이 들어오는 장면." 도윤이 내 팔을 잡았다. "유정아, 왜 일을 키워." 나는 그 손을 내려다보았다. 출산 후 처음으로 남편이 내 몸을 만진 순간이었다. 도와주려고가 아니라, 막으려고. 나는 천천히 손을 빼냈다. "일을 키운 건 내가 아니야." 민아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언니 진짜 유난이다. 내가 뭐 훔쳤어?" 나는 그녀를 보았다. "응." 방 안이 조용해졌다. "내 방." 나는 협탁 위 영수증을 집어 들었다. "내 돈." 그리고 아기 침대 옆에 놓인 산모 카드키를 들었다. "내 이름." 내 목소리는 생각보다 차분했다. "셋 다 훔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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